갑작스럽게 어미 잃은 아기 고양이를 구조하셨나요, 아니면 다가올 수유 계획을 세우고 계신가요? 꼬물거리는 작은 생명을 마주했을 때의 막막함과 두려움은 당연한 감정입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지난 10년간 수백 마리의 아기 고양이를 '임보(임시 보호)'하고 건강하게 입양 보낸 저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분의 불안을 확신으로 바꿔드리겠습니다. 이 글은 단순한 정보 나열이 아닙니다. 오연성 폐렴이나 설사 같은 응급 상황을 예방하여 동물병원 비용을 절감하고, 아기 고양이의 생존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실전 바이블입니다. 올바른 분유 선택부터 수유 자세, 그리고 많은 분이 간과하는 '배변 유도'까지,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1. 분유 선택과 필수 준비물: 무엇을 사야 할까요?
아기 고양이에게 사람용 우유는 절대 금물입니다. 고양이 전용 초유(KMR)나 분유, 젖병, 1cc 주사기(초미숙아용), 그리고 체온 유지를 위한 전기장판이나 핫팩이 필수입니다.
사람이 마시는 우유에는 '유당(Lactose)'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데, 고양이는 이를 분해하는 효소인 락타아제(Lactase)가 부족합니다. 급여 시 심각한 설사와 탈수를 유발하여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반드시 고양이 전용 분유를 준비해야 합니다.
전문가의 분유 선택 가이드: 가루형 vs 액상형
10년 차 전문가로서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합니다.
- 가루형 (Powder): 경제적입니다. 장기 수유가 필요할 때 유리합니다. 단, 물에 탈 때 덩어리가 지지 않도록 꼼꼼히 녹여야 하며, 개봉 후 냉장 보관 시 1달 이내 소진을 권장합니다.
- 액상형 (Liquid): 비싸지만 편리하고 농도가 일정합니다. 초보자가 물 조절에 실패해 설사를 유발하는 것을 막아줍니다. 개봉 후 48~72시간 내에 다 써야 하므로 버리는 양이 많을 수 있습니다.
- 전문가 팁: 구조 직후 첫 3일은 '액상형'을 추천합니다. 아기 고양이도 적응 기간이 필요하고, 보호자도 수유 스킬이 부족하기 때문에 농도 실수를 줄이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그 후 가루형으로 전환하세요.
놓치기 쉬운 준비물 체크리스트
- 1cc 주사기 & 젖꼭지 팁: 생후 1~2주 차의 아주 작은 고양이는 시중 젖병을 빨 힘이 없습니다. 약국에서 파는 1cc 주사기에 실리콘 팁을 끼워 조금씩 흘려주는 것이 훨씬 안전합니다.
- 주방 저울: 매일 체중 증가는 생존의 지표입니다. 1g 단위까지 측정되는 저울을 준비하세요.
- 무알코올 물티슈 & 부드러운 화장솜: 배변 유도 시 필수입니다.
2. 분유 타는 법과 적정 온도: 황금 비율의 비밀
분유와 물의 비율은 보통 1:2(가루:물)이며, 온도는 어미 고양이의 체온과 비슷한 38°C~40°C가 가장 이상적입니다.
너무 뜨거우면 식도 화상을, 너무 차가우면 체온 저하와 소화 불량을 일으킵니다. 손등에 떨어뜨렸을 때 '따뜻하다'고 느껴지는 정도가 딱 좋습니다.
전문가의 조유(Mixing) 노하우
단순히 섞는 것이 아닙니다. 소화 흡수율을 극대화하는 디테일이 필요합니다.
- 물의 선택: 미네랄이 과도한 생수보다는, 한 번 끓여서 식힌 물(70°C 이상에서 살균 후 식힘)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면역력이 없는 아기에게 세균 감염은 치명적입니다.
- 섞는 기술: 젖병을 위아래로 강하게 흔들지 마세요. 거품(공기)이 많이 생깁니다. 공기를 많이 마시면 배에 가스가 차서 배앓이를 하고, 다음 수유를 거부하게 됩니다. 젖병을 양손바닥 사이에 끼우고 비비듯이 돌려 섞거나, 별도 컵에서 섞은 뒤 거품을 걷어내고 젖병에 담으세요.
- 농도 조절:
- 변비가 있다면: 물을 10~20% 더 넣어 묽게 타줍니다.
- 설사가 있다면: 전해질 음료(동물용)를 섞거나, 병원 처방에 따라 농도를 조절해야 합니다. 자의적으로 진하게 타면 탈수가 심해질 수 있습니다.
[사례 연구] 설사가 멈추지 않던 '구름이' 이야기
3년 전, 구조된 생후 2주 차 '구름이'는 지속적인 설사로 생명이 위독했습니다. 보호자는 "설명서대로 1:2 비율을 지켰다"고 했지만, 확인 결과 '계량스푼'을 꽉 눌러 담아 실제로는 분유 농도가 1.5배 진했습니다. 해결책: 정밀 저울로 무게를 재서 정확한 1:2 비율을 맞추고, 유산균을 극소량 첨가했습니다. 2일 만에 설사가 잡히고 황금 변을 보게 되었습니다. "대충 눈대중"은 아기 고양이에게 독입니다.
3. 올바른 수유 자세와 방법: 오연성 폐렴 예방
절대 사람 아기처럼 배를 위로 가게 안고 먹이면 안 됩니다. 반드시 고양이가 엎드린 자세(네 발이 바닥에 닿는 자세)에서 고개를 살짝 든 상태로 먹여야 기도로 분유가 넘어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잘못된 수유 자세는 '오연성 폐렴(Aspiration Pneumonia)'의 주원인이며, 이는 아기 고양이 사망 원인 1위입니다. 분유가 폐로 들어가면 24시간 이내에 사망할 수 있습니다.
단계별 수유 테크닉
- 자세 잡기: 수건을 깐 바닥이나 무릎 위에 고양이를 엎드리게 합니다.
- 머리 고정: 한 손으로 고양이의 머리 뒤와 목덜미를 가볍게 감싸 쥐어 고개를 살짝(약 45도 각도) 들어 올립니다.
- 젖병 물리기: 젖꼭지를 입 정면이 아닌, 송곳니가 날 위치(측면)로 살짝 밀어 넣고 입천장을 자극하면 반사적으로 빨기 시작합니다.
- 속도 조절: 고양이가 꿀꺽꿀꺽 삼키는 리듬에 맞춰 젖병의 기울기를 조절하세요. 너무 급하게 나오면 젖병을 잠깐 빼서 숨 쉴 틈을 주어야 합니다.
코로 분유가 나올 때 응급처치
수유 중 코로 우유가 뿜어져 나온다면, 즉시 수유를 중단하세요.
- 고양이의 머리를 아래로 향하게 하여 중력으로 액체가 나오게 합니다.
-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거나 톡톡 쳐줍니다.
- 콧물을 닦아내고 호흡이 안정될 때까지 기다립니다.
- 만약 이후 호흡에서 '그르렁'거리는 가래 끓는 소리가 들리거나 기침을 계속한다면 즉시 동물병원으로 가야 합니다.
4. 수유 텀과 급여량: 얼마나 자주 먹여야 할까요?
생후 1주 차는 2~3시간 간격, 2주 차는 3~4시간 간격으로 수유해야 합니다. 급여량은 체중 100g당 1일 약 20~25ml가 기준이지만, 개체마다 소화 능력이 다르므로 배가 빵빵해지면 중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많은 초보 집사님이 "자는데 깨워야 하나요?"라고 묻습니다. 생후 2주 미만이라면 반드시 깨워서 먹여야 합니다. 저혈당 쇼크는 순식간에 오기 때문입니다.
주차별 수유 스케줄표 (참고용)
| 주차 | 예상 체중 | 1회 급여량 | 수유 간격 (24시간) | 특징 |
|---|---|---|---|---|
| 1주 차 | 100g ~ 150g | 2ml ~ 6ml | 2 ~ 3시간 | 탯줄이 있음. 눈을 감고 있음. |
| 2주 차 | 150g ~ 250g | 6ml ~ 10ml | 3 ~ 4시간 | 눈을 뜨기 시작. 앞니가 나기 시작. |
| 3주 차 | 250g ~ 350g | 10ml ~ 14ml | 4 ~ 5시간 | 귀가 펴지고 걸음마 시작. |
| 4주 차 | 350g ~ 500g | 14ml ~ 20ml | 5 ~ 6시간 | 이유식 시도 가능 시기. |
수학적으로 계산하는 일일 필요 칼로리
조금 더 전문적인 관리를 원한다면 다음 공식을 참고하세요. 아기 고양이의 일일 필요 에너지 요구량(DER)은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예를 들어 200g(0.2kg)인 아기 고양이는 하루에 약 40kcal가 필요합니다. 분유 제품 뒷면의 kcal/ml를 확인하여 하루 총량을 계산하고, 이를 수유 횟수로 나누면 1회 급여량이 나옵니다.
5. 배변 유도: 수유만큼 중요한 마무리
생후 3~4주 차까지 아기 고양이는 스스로 배변하지 못합니다. 수유 전후로 반드시 따뜻한 물티슈나 화장솜으로 항문과 성기 주변을 자극하여 배변을 유도해야 합니다.
어미 고양이가 혀로 핥아주는 것을 흉내 내는 것입니다. 이를 생략하면 변비로 장이 막혀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배변 유도 마스터하기
- 타이밍: 수유 '전'에 하면 뱃속을 비워 더 잘 먹습니다. 수유 '후'에도 가볍게 확인해 줍니다.
- 방법: 화장솜을 따뜻한 물에 적십니다. 성기(소변)와 항문(대변)을 톡톡 두드리거나 부드럽게 문질러줍니다. 너무 세게 문지르면 피부가 벗겨지니 주의하세요.
- 변 상태 체크:
- 황금색/갈색의 몽글몽글한 변: 건강함.
- 딱딱한 토끼 똥: 변비/수분 부족 (물을 조금 더 타세요).
- 치약 같은 흰색/회색 변: 과식/소화 불량 (양을 줄이세요).
- 녹색 변: 장염이나 감염 의심 (병원 방문 필요).
6. 고급 팁: 환경 관리와 위급 상황 대처
체온이 소화보다 먼저다
가장 중요한 원칙입니다. 아기 고양이의 몸이 차갑다면 절대 분유를 먹이지 마세요. 체온이 떨어지면 장기 기능이 정지합니다. 이때 먹인 분유는 소화되지 않고 뱃속에서 부패하여 독소를 만듭니다. 반드시 핫팩이나 전기장판(저온)으로 체온을 먼저 정상화시킨 후 수유하세요.
페이딩 키튼 신드롬 (Fading Kitten Syndrome)
잘 먹던 아이가 갑자기 시들시들해지는 현상입니다. 원인은 다양하지만, 빠른 대처가 필요합니다.
- 증상: 젖을 빨지 않음, 계속 울거나 아예 울지 않음, 축 늘어짐.
- 대처: 즉시 설탕물(농도 5~10%) 한두 방울을 잇몸에 발라주어 혈당을 올리고, 따뜻하게 해준 뒤 바로 병원으로 달려가야 합니다. "내일 아침에 가야지"라고 생각하는 순간 아이는 별이 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핵심 주제] 관련 자주 묻는 질문
Q1. 고양이가 분유를 계속 거부하는데 어떻게 하나요?
젖병의 고무 냄새가 낯설거나 분유 온도가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젖꼭지를 따뜻한 물에 불려 냄새를 빼거나, 온도를 살짝 높여보세요(너무 뜨겁지 않게). 그래도 거부하면 1cc 주사기로 입가에 한 방울씩 흘려주며 맛을 보게 하세요. 억지로 입을 벌려 쑤셔 넣으면 기도로 넘어갈 위험이 큽니다.
Q2. 젖병 소독은 매번 해야 하나요?
네, 면역력이 약한 시기이므로 매 수유 후 열탕 소독을 권장합니다. 젖병과 젖꼭지를 분리하여 끓는 물에 30초~1분 정도 담갔다 빼세요. 매번 열탕이 어렵다면 젖병 세정제로 꼼꼼히 닦고 하루 1회는 반드시 열탕 소독을 해야 합니다. 남은 분유는 아깝더라도 전량 폐기하세요.
Q3. 언제까지 분유를 먹여야 하나요?
보통 생후 4주 차부터 이유식을 시작합니다. 앞니가 나고 젖병을 씹기 시작하면 때가 된 것입니다. 분유를 접시에 담아 스스로 핥아 먹게 연습시키고, 점차 불린 사료(무스 타입 습식 캔)를 섞어주며 고형식으로 넘어갑니다. 완전히 사료로 넘어가는 시기는 6~8주 차입니다.
Q4. 새벽에도 꼭 일어나서 먹여야 하나요?
생후 2주 미만이라면 그렇습니다. 밤새 공복 시간이 길어지면 저혈당 쇼크가 올 수 있습니다. 힘들겠지만, 알람을 맞추고 3~4시간 간격으로 먹여주세요. 생후 3주 차가 넘어가고 체중이 안정적으로 늘고 있다면, 밤 수유 간격을 5~6시간으로 조금씩 늘려볼 수 있습니다.
결론: 당신의 손길이 기적을 만듭니다
아기 고양이에게 분유를 먹이는 일은 단순히 배를 채워주는 행위가 아닙니다. 어미를 대신해 체온을 나누고, 생명을 유지하는 숭고한 과정입니다. 밤잠을 설치고, 손목이 시큰거리고, 매일 변 색깔에 일희일비하는 고단한 날들이 이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10년의 경험으로 미루어 보건대, 꼬물거리던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 당신과 눈을 맞추는 그 순간, 모든 고생은 보람으로 바뀝니다.
이 가이드가 여러분의 육묘 전쟁에 든든한 무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기억하세요. 체온 유지, 올바른 자세, 그리고 꾸준한 배변 유도. 이 세 가지만 지킨다면 여러분은 이미 훌륭한 엄마, 아빠 고양이입니다.
